세상에 태어나서
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 성인이 되었고,
다시 돌아간다면 빤스런을 할 대학원에 진학한 후
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지나 남들보다 늦게 사회로 나오게 되었다.
그렇게 남들처럼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지만
전공 특성상 남들보다 빡세게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,
그러다 보니 대학원 생활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.
게다가 오래전부터 시작된 부모님의 불화는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고,
대학원 졸업장 위에 찍힌 인주가 다 마르기도 전에 큰 사건이 터졌다.
지독한 업무량과 성과를 내야만 하는 정글에서 매일매일 버텨가면서도
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와장창 무너지는 상황을 온몸으로 막아가며
돈, 시간, 여유를 포함해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그 모든 것들이
손가락 사이사이로 남김없이 빠져나가는 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던 현실 속에서
나는 더 이상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오롯이 서 있을 수가 없었다.
떠나자.
이 지옥 같은 곳에서
단 한 줌의 숨통이라도 트일 수만 있다면.
고심한 끝에 나온 결론은 나를 새로운 환경으로 던질 수 있는 해외 이직이었다.
무슨 일이 생기면 최대한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많이 멀지 않은 곳으로
밥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내 전공 분야를 살릴 수 있는 곳으로
그렇게 하나둘씩 길을 찾아가다 보니 일본행이 결정되었다.
아는 일본어는 별로 없지만
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내 인생에 느낌표를 던지면서
나는 내 인생의 다섯 번째 막을 새로이 개척하고자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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